마벨·브로드컴을 공부했다 — AI 인프라의 숨은 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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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벨·브로드컴을 공부했다
AI 인프라의 숨은 병목
엔비디아만 보면 절반밖에 못 본다. 두뇌보다 더 중요한 '통로' 이야기.
AI 데이터센터는 거대한 산업 도시다
수만 개의 공장이 돌아가는 도시를 상상해봐라. 공장이 아무리 많아도 공장끼리 부품과 재료를 주고받는 도로가 없으면 도시 전체가 멈춘다.
도시의 공장들.
AI 연산을 실제로 수행하는 두뇌.
도로·고속도로 설계사.
공장끼리 데이터가 오가는 모든 통로와 교통정리를 담당한다.
공장이 100만 개로 늘어나면?
도로는 100만 배가 아니라 1조 배 복잡해진다."
마벨이 실제로 하는 세 가지 일
마벨을 '그냥 반도체 회사'로 보면 왜 주목받는지 이해가 안 된다. 구체적으로 뭘 하는지 보면 납득이 간다.
구글·아마존·메타는 엔비디아 GPU 대신 자기 회사 일에 특화된 칩을 원한다. 구글의 TPU, 아마존의 Trainium이 그 예다. 근데 이걸 직접 만들려면 수백 명의 반도체 전문가와 수십 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구글도, 아마존도, 메타도 마벨에게 설계를 맡긴다.
마벨은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커스텀 칩을 설계한 이력이 있다. 브로드컴과 합치면 이 시장의 95%를 양분한다.
AI 데이터센터 안에서는 수만 개의 GPU가 광섬유(빛)로 연결돼 있다. 구리선보다 훨씬 빠르고 전력도 적게 든다. 그런데 컴퓨터는 빛 신호를 바로 읽을 수 없다. 빛 →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해주는 칩이 DSP(디지털 신호 처리 칩)다.
마벨은 이 분야의 선구자다. 현재 차세대 규격인 1.6T(초당 1.6테라비트) 광통신용 DSP 칩을 출시 중이고, 2026년 기준 공급 1위다.
AI 서버 안에서는 GPU와 메모리 사이에 끊임없이 데이터가 오간다. 이 통로가 막히면 아무리 빠른 GPU도 멈춰서 기다려야 한다. 이걸 "메모리 월(Memory Wall)"이라고 부른다.
CXL 스위치는 GPU-메모리 간 대역폭을 대폭 늘려서 이 병목을 해소하는 칩이다. 마벨은 2026년 2월 XConn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이 기술을 내재화했다.
YoY +28%, 신기록
YoY 성장 가이던스
단일 사업 목표
(마벨+코히어런트+루멘텀)
브로드컴은 마벨보다 한 단계 더 지배적이다
브로드컴은 두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갖고 있다.
수천 개의 GPU 서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을 때 반드시 필요한 스위치 칩. 고속도로의 분기점(인터체인지)에 해당한다. 브로드컴의 Tomahawk6 칩은 초당 102테라비트를 처리하며 업계 표준이 됐다. 대안이 사실상 없다.
구글 TPU, 메타 MTIA, OpenAI 전용 칩을 대부분 브로드컴이 공동 설계한다. 마벨과 브로드컴을 합치면 하이퍼스케일러 전용 AI 칩 설계 시장의 95%를 양분한다. 2026년 기준 AI 칩 백로그가 730억 달러에 달한다.
GPU가 늘수록 이 회사들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GPU 10개짜리 클러스터는 연결이 간단하다. 그런데 GPU가 10만 개, 100만 개로 늘어나면? 서로 연결되는 통로의 수가 GPU 수의 제곱으로 늘어난다.
GPU가 100배 늘면 → 인터커넥트 수요는 10,000배 이상 늘 수 있다.
이게 마벨·브로드컴 매출이 GPU 성장보다 훨씬 빠르게 뛰는 이유다.
엔비디아·AMD와 뭐가 다른가
| 구분 | 대표 회사 | 누가 고객인가 | 쉬운 비유 |
|---|---|---|---|
| 범용 AI 가속기 | 엔비디아, AMD | AI를 쓰고 싶은 모든 회사 | 도시의 공장 — 누구나 쓸 수 있는 범용 시설 |
| 커스텀 ASIC + 네트워킹 칩 |
마벨, 브로드컴 | 구글·아마존·메타 등 빅테크만 | 전용 도로 설계사 + 교통 시스템 — 없으면 도시 전체가 멈춘다 |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경쟁사에 돈을 주는 회사가 어디 있나.
근데 알고 보니 마벨은 경쟁사가 아니었다. 엔비디아 GPU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만드는 회사였다. 아무리 좋은 GPU를 만들어도 그 GPU를 연결하는 칩이 공급 부족이면 엔비디아 매출도 막힌다.
이 투자는 "마벨이 병목이다"라는 사실을 엔비디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마벨뿐 아니라 코히어런트(COHR)와 루멘텀(LITE)에도 각각 20억 달러씩, 총 60억 달러를 광통신 공급망에 쏟아부었다.
투자 관점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
병목 투자라는 프레임으로 보면 이 두 회사는 꽤 흥미롭다. 하지만 조건 없이 좋은 건 없으니 리스크도 같이 봐야 한다.
마벨과 브로드컴은 AI 인프라에서 "설계 복잡성의 병목"을 쥐고 있다. 루멘텀(레이저 소재)이나 버티브(전력 냉각)처럼 물리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병목은 아니지만, 수십 년의 설계 경험과 고객 관계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특히 GPU가 100만 개 규모로 확장되면 인터커넥트 수요는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점이 두 회사의 성장이 GPU 수요보다 더 빠를 수 있는 이유다.
다만 리스크도 있다. 고객 집중도가 높고(상위 몇 개 빅테크가 매출 대부분), 고객이 내재화할 위험도 항상 존재한다. 마벨의 베타가 2.25라는 건 시장이 흔들릴 때 더 많이 흔들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AI 인프라 바스켓을 구성한다면 GPU(엔비디아) + 전력(버티브·이튼) + 인터커넥트(마벨·브로드컴) 이렇게 3개 레이어로 나눠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2026 · 투자 공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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