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에서 터지지 않는다 — 숨은 레버리지 지도 | 리타의 경제지표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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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위기는 은행 창구에서
터지지 않는다
숨은 레버리지 지도 — 가격이 안 보이는 곳을 먼저 의심하라
2008년 위기는 은행 장부 안에서 보였다.
2020년 위기는 달러 펀딩 시장에서 뉴스로 바로 떴다.
그런데 다음 위기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
가격이 매일 보이지 않고, 레버리지가 숨어 있고, 담보가 국채에 묶여 있는 곳 —
은행이 아니라 그림자금융에서 먼저 곪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글의 출발점이다.
이번 글은 와썹윌리엄이 제시한 "국채보다 더 위험한 뇌관 5단계"를 용어부터 구조까지 풀어본 공부 기록이다.
핵심 질문은 하나다. 다음번에는 어디서, 왜 안 보이게 터질 것인가.
먼저 알아야 할 기초 용어 3개
구조를 이해하기 전에 이 세 단어부터 잡고 가면 나머지가 쉬워진다.
위에서 아래로 — 연결되는 5개의 뇌관
각 단계는 독립적이지 않다. 위 단계가 흔들리면 아래 단계로 충격이 전이되는 라자냐식 인과 구조로 읽으면 된다.
헤지펀드가 "국채 현물은 사고, 국채 선물은 판다"를 동시에 해서 아주 작은 가격 차이(베이시스)를 먹는 거래다. 보통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비쌀 때 이 거래가 성립한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익을 키우는 방식이 핵심이다. 산 국채 현물을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 시장에 담보로 맡겨 돈을 빌리고, 그 돈으로 현물을 또 사는 과정을 무한 반복한다 — 이렇게 50~100배까지 레버리지를 쌓는다.
시장이 한 번 크게 흔들리면, 레포로 빌려준 쪽이 일제히 "돈 갚아"라고 요구해서 다같이 포지션을 던지게 된다 — 2020년 3월 코로나 패닉 때 실제로 벌어진 일이다.
레포(Repo)란? 국채를 담보로 맡기고 단기로 현금을 빌리는 시장. "오늘 국채 맡기고 돈 빌렸다가, 내일 이자 얹어 돈 갚고 국채 찾아오는" 구조. 마진콜이란? 빌린 돈 대비 손실이 커지면 "보증금 더 넣어, 아니면 강제로 팔겠다"는 통보.
은행이 아니라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시장. 기관 직접대출 기준으로는 2조 달러(PwC 2026 기준), 부동산·인프라 부채까지 포함한 넓은 정의로는 3.5조 달러 (AIMA 글로벌 집계, 2025년 12월 기준)로 잡는다.
비상장이라 마크투마켓이 안 된다. 부실이 생겨도 장부엔 멀쩡하게 적혀 있다가, 실제로 돈을 못 받게 되는 순간 한꺼번에 드러난다 — 좀비 부실이 조용히 쌓이는 구조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초우량 빅테크 본사가 직접 부도날 확률은 극히 낮다. 본사 장부는 깨끗하다.
진짜 문제는 한 단계 아래에 있다. 빅테크의 자금 지원이나 구매 확약(오프테이크 계약)을 믿고, 스타트업이나 중소형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SPV를 세워 사모신용에서 고리로 돈을 빌려 GPU를 사는 구조다. 빅테크 본사가 아니라 그 하부 생태계, 즉 그림자금융 단에 빚이 숨어 있다.
매출이 설비투자(캐펙스) 속도를 못 따라가면, 이 하부 SPV들의 빚을 누가 최종적으로 갚을지가 시장의 의문으로 떠오를 수 있다.
SPV(특수목적법인)란? 빚을 본사 장부에 안 남기려고 따로 만든 껍데기 회사. 오프테이크 계약이란? "완성되면 우리가 사주겠다"는 구매 확약 — 이걸 담보 삼아 하부 개발사들이 돈을 빌린다.
당일 만기 옵션(0DTE)과 레버리지 ETF는 매일 포지션을 재조정한다.
시장이 한쪽으로 크게 움직이면, 이를 헤지하던 딜러들이 같은 방향으로 더 사거나 팔아서 움직임을 증폭시킨다. 불을 끄는 게 아니라 부채질하는 구조다.
보험사와 연기금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사모주식·사모신용·부동산 같은 비유동 자산(빨리 팔 수 없는 자산) 비중을 계속 늘려왔다.
막상 보험금 청구나 연금 지급이 한꺼번에 몰리면, 팔기 어려운 자산을 급하게 헐값에 던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2008 → 2020 → 다음, 진원지의 이동
위기마다 출발점이 바뀌어 왔다. 그리고 매번 더 안 보이는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은행 재무제표(B/S)에 직접 찍히는 구조. 규제 대상이라 결국엔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었던 시장. 연준 개입으로 빠르게 봉합.
마크투마켓이 안 되는 영역. 부실이 천천히 곪다가 강제 매각 시점에야 한꺼번에 드러난다.
흥미로운 점은, 이 5단계가 결국 한 곳으로 다시 모인다는 것이다. 국채 베이시스 트레이드든, 사모신용의 NAV 대출이든, AI 데이터센터의 SPV 채권이든 — 담보 사슬을 따라가면 결국 국채 시장의 안정성에 다시 묶여 있다.
다만 이 다섯 단계가 "국채를 직접 담보로 쓴다"는 뜻은 아니다. 연결 강도가 다르다.
국채 그 자체가 거래 대상이자 담보다. 국채를 사서 레포 시장에 담보로 맡기고 또 국채를 사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채 가격이 흔들리면 이 거래 자체가 바로 무너진다. 가장 직접적인 연결.
사모신용 펀드가 빌리는 돈의 금리는 보통 SOFR(국채 레포 시장에서 형성되는 기준금리) 같은 지표에 연동된다. 국채·레포 시장이 흔들리면 SOFR이 튀고, 이 펀드들의 차입 비용이 한꺼번에 올라간다.
AI SPV 채권도 마찬가지다. 회사채·SPV 채권의 금리는 보통 "국채금리 + 스프레드(가산금리)"로 매겨진다. 국채금리가 출렁이면 이 채권들의 가격 책정 기준선 자체가 흔들린다.
비유하자면 — 국채는 기둥 하나다. 그 자체로는 튼튼하다. 문제는 그 기둥 위에 50~100배 레버리지, 마크투마켓이 안 되는 불투명성, SPV로 숨긴 빚 같은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물이다. 기둥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기둥에 너무 많은 무게(레버리지)를 얹어놔서 그 무게 자체가 위험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국채보다 더 위험하다"는 말은, 국채가 망한다는 뜻이 아니라 국채를 발판 삼아 쌓아올린 빚더미가 너무 높고 불투명해서, 그 발판이 살짝만 흔들려도 위에 쌓인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뜻에 가깝다.
원하는 자산이 아니라, 팔 수 있는 자산부터 던진다
"위기 때 안전자산으로 도망간다"는 말은 사실 절반만 맞다. 정확히는 팔리는 자산으로 도망간다.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이건 장기적으로 좋은 자산이니까 지키자"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당장 현금이 필요하니까 가장 빨리, 가장 큰 손실 없이 팔리는 자산부터 던진다. 그래서 위기 초반엔 오히려 좋은 자산(우량주, 금 등)도 같이 떨어지는 역설이 생긴다 — "팔고 싶어서"가 아니라 "팔 수 있어서" 팔리는 것이다.
국채가 "안전자산"인 진짜 이유 — 재담보 사슬
국채는 그냥 "믿을 수 있는 자산"이라서 안전자산이 아니다. 금융시스템 전체에서 담보로 가장 많이 재사용되는 자산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취급을 받는다.
흐름은 이렇다 — A가 국채를 담보로 B에게 돈을 빌린다 → B는 그 국채를 다시 담보로 써서 C에게 돈을 빌린다(재담보) → C도 또 다른 곳에 그 국채를 담보로 쓴다. 국채 한 장이 여러 겹의 대출을 동시에 떠받치는 셈이다.
위기가 터지면 이 담보 사슬이 거꾸로 풀린다. 누군가 마진콜을 맞으면 담보로 잡힌 국채를 회수해야 하고, 그 국채를 빌려줬던 윗단도 같이 청산하고 — 이런 식으로 연쇄가 일어난다.
그래서 "국채 다음으로 안전한 자산"을 고를 때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 — "이게 위기 때 재담보 사슬에서 빨리 풀려날 수 있는 자산인가, 아니면 그 사슬에 단단히 묶여서 같이 끌려갈 자산인가."
예를 들어 금(Gold)은 담보 사슬에 덜 엮여 있어서 위기 때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회사채나 신흥국 국채는 같은 담보 사슬에 엮여 있어 국채와 동반 투매되는 경향이 있다.
BIS가 일요일 보고서에서 콕 집은 그 구조
여기까지가 추론이었다면, 이번엔 확인이다. 2026년 6월 28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 — 국제결제은행(BIS)이 연례 경제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짚어온 구조를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BIS는 이번 보고서에서 물가·국가부채와 함께 AI를 세계 경제 4대 압박 요인으로 올렸다. 공매도 세력이나 비관론 유튜버가 아니라, 가장 보수적인 기관이 AI 리스크를 2008년 금융위기급으로 분류한 것 자체가 신호다.
BIS가 콕 집은 단어는 "순환거래(Circular Financing)"다. 칩 메이커가 AI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고, 그 AI 기업은 받은 돈으로 다시 칩을 사주는 구조 — 돈이 업계 밖에서 새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 안에서만 돈다. 이는 앞서 Part 2에서 짚었던 SPV·오프테이크 계약 구조와 정확히 같은 그림이다.
BIS가 진짜 위험하다고 본 대목은 따로 있다. 데이터센터는 제3의 회사가 짓고 AI 기업에 다시 빌려주는 구조가 많은데, 계약은 길고 빠져나갈 구멍(탈출조항)도 박혀 있다. BIS 보고서 원문은 이렇게 표현했다 — "이런 거래는 공시가 부실하고, 같은 자산이 여러 번 담보로 잡힐 위험이 있다."
더 무서운 건 속도다. 이 돈은 은행이 아니라 헤지펀드·사모신용 같은 규제 밖 통로로 흐른다. BIS 아태 대표 장타오는 이렇게 말했다 — "시장이 한 번 흔들리면 그 속도는 과거 어떤 은행위기보다 빠를 수 있다."
여기에 연기금·보험사 자금까지 섞여 있다. AI를 한 번도 안 써본 사람도, 자기 노후 자금이 이 구조에 엮여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톤은 조건부 경고에 가깝다. BIS도 "내일 당장 터진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보고서는 경제가 아직 견고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AI 낙관론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식으로 가능성을 짚었다. 핵심은 누가 말했느냐다 — 가장 신중한 기관이 '2008년'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 자체가 신호라는 점이다.
장기금리 통제 실패 시, 약한 고리의 순서
Part 5에서 BIS가 지적한 순환금융 리스크는 "조건부" 경고였다. 그 조건이 현실화되는 가장 흔한 경로 중 하나가 바로 장기금리 충격이다. AI SPV 채권도 결국 국채금리에 스프레드를 얹어 가격이 매겨지므로(Part 3), 장기금리가 시장 논리대로 안 눌리면 그 가격 기준선부터 흔들리고 — 거기서부터 Part 1~5의 도미노가 시작될 수 있다.
미국 부채 문제의 본질은 "미국이 망하냐 아니냐"가 아니다. 장기금리 하나를 시장이 더 이상 얌전히 받아주지 않을 때, 어떤 자산이 가장 먼저 할인율 재평가를 맞느냐 — 그게 본질이다.
첫 타격 대상은 거의 항상 비싸고, 멀고, 레버리지에 기대고, 금리에 민감한 자산이다. 즉 약한 고리의 순서가 곧 원리 구조다.
가치평가 자체가 "10년 뒤 벌 돈"을 지금 가치로 환산해서 매겨진 자산이다. 금리가 오르면 그 먼 미래의 돈을 더 많이 깎아서 계산하게 되니, 할인율에 가장 민감하게 직격당한다. PER이 높을수록(=먼 미래 기대가 클수록) 충격이 크다.
모기지 금리에 직접 연동된 시장. 장기금리가 못 눌리면 모기지 금리가 같이 오르고, 매수 여력이 줄면서 가격보다 거래량부터 먼저 식는다.
상업용 부동산은 보통 변동금리거나 만기가 짧아 더 빨리, 더 세게 맞는다. 그리고 이걸 대출해준 지역은행·보험사로 충격이 전이된다.
위 1~3단계에서 자산가치가 흔들리면, 그걸 담보로 빌린 돈들이 마진콜을 맞는다. 여기서부터 "내가 안 던져도 남이 던지니까 나도 던진다"는 자기강화 매도가 시작된다.
자산가치 하락이 소비·고용·기업투자 위축으로 마지막에 전이된다. 뉴스에 "경기침체"라는 단어가 나올 때쯔음엔, 이미 1~4단계는 지나간 뒤다.
공통 원리 — "비싸고(먼 미래 기대가 큼) + 멀고(현금흐름이 늦게 들어옴) + 레버리지를 끼고 + 금리에 민감한" 자산일수록 할인율 재평가의 첫 타격 대상이 된다. 거꾸로, 이 네 조건에서 멀리 떨어진 자산 — 저밸류, 단기 현금흐름, 무차입, 금리 비민감 — 은 상대적으로 늦게, 약하게 맞는다.
연준 금융안정보고서(2026년 5월호)와의 매칭
여기까지가 구조였다면, 이번엔 데이터다. 연준이 2026년 4월 23일 기준으로 작성한 금융안정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가 우리가 짚어온 약한 고리들을 거의 항목별로 확인해준다.
보고서 원문 — "일부 민간신용 BDC·인터벌펀드에서 환매요청이 급증해 환매제한이 발동된 사례가 발생했다."
Part 2에서 짚었던 시나리오를 그대로 떠올려보면 — 사모신용은 마크투마켓이 안 돼서 부실이 천천히 곪다가 한꺼번에 드러난다고 했다. 환매제한이 걸렸다는 건 펀드가 공식적으로 "지금 못 팝니다"를 선언한 것이다. 가설이 처음으로 구체적 사건으로 확인된 지점이다.
연준이 시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서 향후 위험 요인으로 AI가 50% 응답률로 2위에 올랐고, "AI 관련 밸류에이션·부채조달 캐펙스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명시했다.
BIS 혼자만의 경고가 아니라, 실제 시장 참여자 절반이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S&P500 선행 PER 역사적 상위권, 주식 프리미엄 20년래 최저 수준"은 정확히 Part 6에서 말한 "비싸고 먼 미래 기대가 큰 자산"이 할인율 재평가에 가장 취약한 상태라는 뜻이다.
게다가 "국채 텀프리미엄 상승(지정학 리스크發)"은 Part 6에서 말한 "장기금리가 시장 논리대로 안 눌리는" 상황의 초기 신호로 볼 수 있다.
헤지펀드 레버리지가 사상 최고 수준(대형 펀드 집중)이라는 건 Part 1의 국채 베이시스 트레이드 — 레포로 레버리지를 쌓는 그 구조 — 가 지금도 살아있다는 뜻이다.
생보사 레버리지가 역사적 상위 사분위라는 건 Part 2의 연기금·보험사 비유동자산 카드와 그대로 맞물린다.
그래서, 우리가 짚은 위험상황에 와 있나? 결론은 "초기~중간 단계"다. 위기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아니지만(연준도 "보통/주목할 만한 수준"이라는 톤을 유지한다), 우리가 가설로 짚었던 약한 고리들이 막연한 우려가 아니라 연준 공식 보고서에 구체적 수치와 사건(환매게이트)으로 찍히기 시작한 단계다.
새로운 변수 — 지정학 리스크, 그리고 그 이후
보고서 서베이에서 1위 리스크는 지정학(75%)·오일쇼크(48%)였다 — 이건 본문 6개 파트엔 없던 트리거다. "이란 분쟁 장기화 → 에너지發 인플레 → 금리 추가 상승 압박"이라는 경로가 Part 6의 "장기금리 통제 실패" 시나리오를 촉발할 새로운 방아쇠 후보로 추가될 수 있었다.
다만 보고서 기준일(4월 23일) 이후 상황이 일부 진정됐다. 6월 17일 미국-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고, 6월 26일 이스라엘-레바논도 미국 중재로 별도 프레임워크 협정에 서명했다. 다만 완전한 종전 선언은 아니다 — 같은 주에도 레바논 전선에서 산발적 공습이 이어졌고,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휴전도 매일 깨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먼저 구조를 그려본 사람만 대비할 수 있다
위기는 늘 "설명이 안 되는" 곳에서 시작된다. 가격이 매일 안 보이고, 레버리지가 숨어 있고, 담보가 국채로 엮여 있는 구조 — 이게 바로 다음 뇌관 후보지를 찾는 체크리스트다.
어디서(WHERE) + 어떤 순서로(ORDER) — 사모신용·AI 인프라 채권·연기금 비유동자산이 진원지 후보(WHERE)라면, 그 충격이 실제로 시장에 퍼질 땐 나스닥 고밸류 성장주 → 주택시장 → 상업용 부동산 → 레버리지 포지션 → 실물경제(ORDER) 순서로 전이된다. 진원지가 어디든, 전파 순서는 결국 "비싸고·멀고·레버리지·금리민감"한 자산부터다.
은행이 아니라 그림자금융을 보라.
사모신용의 NAV 대출 비율, AI 인프라 채권 발행 추이, 연기금의 비유동자산 비중 —
이 세 가지 지표가 다음 국면을 미리 알려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 세 지표가 "왜" 위험 신호가 되는지, 인과관계로 하나씩 풀어보면 이렇다.
흐름 — 사모신용 펀드가 기업에 돈을 빌려준다 → 그 대출 자산을 담보로 펀드가 또 돈을 빌린다(NAV 대출) → 그 돈으로 또 투자하거나 펀드 자금 회수에 쓴다.
왜 위험한가 — 비율이 올라간다는 건 "펀드가 자기 손으로 번 돈보다 빌린 돈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뜻이다. 빌려준 기업 일부가 부실해지면 담보 가치가 흔들리고 → 펀드는 대출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고 → 못 파는 자산을 급하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여러 펀드가 동시에 이걸 겪으면 시장 전체로 번진다.
흐름 — AI 기업이 채권을 발행한다 → 그 돈으로 GPU·전력·데이터센터에 투자한다 → 이 투자가 매출(클라우드 이용료, AI 서비스 수익)로 돌아와 빚을 갚아야 한다.
왜 위험한가 — 채권 발행 속도가 매출 성장 속도보다 빠르면 "갚을 능력만큼 벌고 있나"라는 의문이 쌓인다. 시장이 "AI 수익화가 생각보다 느리네"라고 판단하는 순간 → 채권 신용도가 한꺼번에 의심받고 → 가격이 떨어지고 → 이 채권을 들고 있던 펀드·보험사·연기금까지 손실이 전이된다.
흐름 — 연기금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비유동자산(사모펀드, 부동산 등) 비중을 늘린다 → 이 자산들은 평소엔 가격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실제 거래가 아니라 추정치라서) → 그런데 연금 수급자에게 매달 돈을 줘야 하는 의무는 계속 있다.
왜 위험한가 — 평소엔 문제없다. 그런데 수급자가 한꺼번에 몰리거나 다른 자산(주식·채권)에서도 손실이 나면 → 현금이 필요한데 비유동자산은 빨리 못 판다 → 강제로 헐값에 팔아야 하고(투매) → 같은 자산을 들고 있던 다른 연기금·보험사도 같이 평가손실을 본다.
공통 패턴 — 세 가지 모두 평소엔 안 보이거나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① 빚이 쌓이거나 ② 빚의 속도와 갚을 능력의 속도가 어긋나거나 ③ 현금이 필요한 시점과 현금화 가능한 시점이 안 맞는 미스매치 — 이 셋 중 하나가 조용히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다.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위기는 아니지만, 위기가 터질 때 충격이 더 크게, 더 넓게 전이될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설명이 안 되면 투기다. 이번 구조도 결국 같은 원칙으로 돌아온다 — 구조가 설명되지 않는 수익률은 의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확인할 지표는
사모신용 NAV 대출 비율
마크투마켓이 안 되는 영역일수록, 비율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것이 유일한 조기경보 수단이 된다.
본 콘텐츠는 투자 권유가 아닌 개인 공부 기록입니다.
모든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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